
정부가 호남·충청권을 중심으로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북 산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최종 발표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논의에서 TK가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는 우려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순한 공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20~30년 동안 지역 경제의 체력을 결정짓는 국가전략산업이다. 지금 이 논의에서 경북이 빠진다면, 그 공백은 청년 일자리와 기업 투자 경쟁력에 10년, 20년에 걸쳐 깊은 상처로 남을 것이다. 경북 정치권은 이를 생존을 위한 전쟁으로 인식해야 한다.
경북은 이미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다
경북이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에서 빠질 이유는 없다. 구미는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소재·부품 산업 기반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비수도권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이미 지정되어 있다.
SK실트론과 LG이노텍의 생산거점도 구미고, 반도체 패키징 기판 등 첨단 제조 기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지역 또한 구미다. 더욱이 반도체 클러스트의 핵심인프라인 전력 공금도 최근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영덕군이 신규 대형 원전 2기 후보지로 최종 선정되면서 안정적이고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경북은 지금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국가산단 조성까지 미래산업의 중대한 전환점 위에 서 있지만 기대만큼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 자산들이 하나의 전략으로 묶이지 못하고, 각자 흩어진 채로 진행되면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지금 당장 비상협의체를 구성하라
개별 도시, 개별 의원이 각자 움직여서는 정부와 기업을 설득할 힘이 없다. 즉시 경북도, 대구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장, 그리고 대구‧경북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비상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충청은 충청권으로 뭉쳐 움직이고, 호남은 호남권으로 결집하고 있다. 대구‧경북만 분열된 채로 있어선 안 된다.
경북 국회의원들은 즉각 대통령실과 산업통상부에 질의해야 한다. 제2 반도체 클러스터의 선정 기준은 무엇인지, 어떤 지역이 입지 검토 대상에 올라 있는지, 지역별 평가 결과는 어떠한지 명확히 밝히도록 요구해야 한다. 경북이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면 왜 제외됐는지, 아직 검토 중이라면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강하게 외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특혜를 달라는 요구가 아니다. TK에게도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달라는 요구다.
정치인의 역할은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산업정책은 기다리는 지역에 기회를 주지 않는다. 철저히 준비하고, 먼저 요구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지역에 기회를 준다. 지금 정부가 움직이고 있고, 충청과 호남의 정치권이 움직이고 있다. 이 순간 경북 정치권이 침묵한다면, 지역민들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정부가 움직일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습니까.“
정치인의 역할은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지금이 바로 경북 정치권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순간이다. 구미가, 그리고 경북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 지도 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없을지는 지금 이 시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