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구미시가 시민 정책제안 접수를 시작했다. 시민의 지혜와 아이디어를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환영받을 만하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 제안되더라도 이를 실행할 조직과 인적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혁신은 기대하기 어렵다.
민선 9기의 성공은 새로운 정책보다 먼저 새로운 사람을 세우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 구미시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과감한 인적 쇄신이다.
예로부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인물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반대로 고인 물은 결국 썩는다. 흐름이 멈춘 곳에서는 생명력이 사라지고 변화와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인사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성과 능력보다 선거 공로나 정치적 인연이 우선되는 조직은 활력을 잃게 된다. 시민을 위한 행정보다 특정 권력에 대한 충성도가 우선되는 인사 관행이 계속된다면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새로운 인재가 성장할 공간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뿌리내릴 토양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교훈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산생태공원의 악취 문제 역시 물이 흐르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흐름을 잃은 물은 결국 썩고 악취를 풍긴다. 조직도 다르지 않다. 변화 없이 고여 있는 조직은 활력을 잃고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민선 9기 구미시정은 과거의 논공행상식 인사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선거 과정의 공로가 아닌 전문성과 청렴성, 그리고 시민을 위한 봉사 정신을 기준으로 인재를 발탁해야 한다. 각종 단체와 산하기관 역시 변화의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 정책제안을 받는 지금이야말로 구미시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적기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변화가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이며, 그 출발점은 인적 쇄신이다.
민선 9기 구미시가 고인 물을 흘려보내고 맑은 물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새 부대에 새 술을 담는 결단, 그것이야말로 시민들이 바라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절실한 첫 번째 정책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