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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제9대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풍경과 ‘엎드림’의 허와 실

글 - 최영희 구미주향유치원 어린이집 이사장·경북보육교사교육원장·한국보육교사교육원연합회 사무총장

사거리마다 형형색색의 현수막이 걸리고, 골목마다 후보자들의 선거벽보가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전투표 안내 현수막까지 더해지며 제9대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 풍경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한때 거리를 가득 메우던 확성기 소음과 유세차 중심의 선거운동 대신, 이제는 조용하지만 강한 디지털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MZ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짧은 숏폼 영상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를 통한 맞춤형 공약 홍보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선거운동 역시 새로운 선거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장 유세도 이전보다 생활밀착형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나르고, 택배를 분류하며,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하는 등 시민들과 가까이 호흡하려는 후보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또한 일부 정당과 정치인들은 과거의 실언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변화의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최근 여러 논란과 과오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민심 회복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치권 전체가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하지만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익숙한 장면도 있다.
바로 거리 한복판에서 후보자들이 온몸을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하는 모습이다.
후보자들의 이런 행동은 시민들에게 가장 낮은 자세로 다가가겠다는 상징적인 표현일 수 있다.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는 절박함과 간절함을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부 시민들은 이러한 모습에서 후보의 진심과 책임감을 느끼며 마음을 열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씁쓸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선거철에만 반복되는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선거 때만 갑자기 낮은 자세를 강조하는 모습에 시민들은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거기간의 한 번의 큰절이 아니라, 당선 이후 얼마나 꾸준히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하느냐다.
진정한 낮은 자세는 단순한 몸짓이 아니라 정책과 실천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기술은 AI와 디지털 시대로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정치 역시 이제는 보여주기식 이미지 경쟁을 넘어 시민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유권자들은 이제 단순한 퍼포먼스보다 후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할 사람인지 더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제9대 지방선거가 보여주기식 정치의 한계를 넘어, 진정성과 책임 있는 정책 경쟁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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