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역사 장편소설 = 다라국의 후예들 제9회

  • 등록 2020.01.31 1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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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權禹相) 장편 역사소설 제1부 제9회

 

 

                                      다라국의 후예들

 

 

한참 오다 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는 갑자기 장대같은 소낙비로 바뀌었다. 미파공주의 옷이 젖고 바람도 불고 비가 너무나 세차게 내렸기 때문에 효동은 잠시 피할 곳을 찾았다. 마침 주변에 있는 동굴을 발견하고 효동은 동굴 안으로 미파공주와 함께 피신했다. 소낙비인 만큼 잠깐만 피하면 비가 멈출 것이기 때문이었다. 효동은 말이 비에 젖지 않도록 동굴 입구에 세워 놓고 두 사람은 조금 안쪽으로 들어갔다. 동굴안에는 누군가 와서 불을 피운 흔적이 있었고, 테우다 남은 나무도 있었다. 그리고 둘러 앉을 때 의자로 사용했음직한 바윗돌도 있었다. 미파공주의 옷이 비에 흠뻑 젖어 몸에 짝 달라붙어 아름다운 몸매가 그대로 나타났다. 효동은 눈을 어디에 둘지 곤란할 지경이었습니다. 미파공주는 추위에 파르르 떨고 있다.

효동은 얼른 깔개를 가져와 바위돌 위에 깔아 미파공주를 우선 앉게 하고 담요를 가져와 미파공주의 등에 덮어 주고는 부싯돌을 꺼내 불을 지피려고 했으나 부싯돌이 비에 축축하게 젖어 한참 동안 노력한 끝에야 간신히 불을 지필 수 있었다. 불씨가 살아나 타기 시작하자 효동은 미파공주에게 가까이 와서 옷을 말리라고 했지만 예비 옷이 없었기 때문에 입은 채로 말리는 수밖에 없었다. 미파공주는 앞으로 뒤로 돌면서 옷을 말렸고, 효동도 그렇게 하여 옷을 말렸다. 아직도 동굴 밖에서는 그칠 줄도 모르고 비가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한참 만에야 비가 그쳐 두 사람은 동굴을 나왔다. 그리고는 말을 타고 궁궐로 돌아오는데 도중에 서낭당이 있었다. 제단도 있고, 돌무더기가 있고, 나무 가지에는 울긋불긋한 천도 걸려 있었으며 금줄도 둘러져 있었다.

미파공주가 말에서 내리더니 돌 두 개를 주워 돌무더기에 던지고 두 손을 모아 무어라 중얼거리며 기도하더니 효동에게도 기도를 하라고 하자 효동은 돌 두 개를 주워 돌무더기에 던지고 두 손을 모았다. 두 사람은 각자 말을 타고 궁궐로 돌아 왔다. 미파공주가 아직 다 마르지 않은 옷차림으로 궁궐로 돌아오자 왕비가 공주를 보고 비를 많이 맞았다고 하면서 빨리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 입어라고 하고는 효동에게 날씨가 안 좋아지면 공주를 데리고 빨리 돌아오지 않았다고 꾸중을 했다. 원래 여름 날씨가 변덕이 심한 것을 왕비도 알기 때문에 나무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좀 일찍 돌아왔으면 비를 맞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는 말이었다. 미파공주가 궁궐으로 들어가자 효동도 자신의 처소로 돌아와 옷을 갈아 입었다. 옷을 갈아 입다가 언뜻 비에 젖은 미파공주의 아름다운 몸매가 생각났다. 그렇게 옷을 갈아입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는데 대궐에서 궁녀가 와서 공주가 찾는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느냐 묻자 궁녀는 내막은 모르지만 가보라고 했다.

효동은 궁녀와 함께 대궐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파공주는 화사하게 옷을 갈아입고 이미 응접실에서 효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파공주는 나 때문에 어마마마에게 꾸중을 들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차 한잔 하자고 하면서 구주 남방에서 건너온 것인데 아주 맛이 향긋하니 좋다고 했다. 효동이 머뭇거리자 어서 드시라고 하면서 이번 중추절(中秋節) 때 구경을 가고 싶은데 데려다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미파공주는 궁녀로부터 8월 대보름 날 밤에는 젊은 남녀가 함께 모여 손잡고 춤추며, 술 마시고, 노래 부르며 놀고, 좋아하는 사람끼리 어울려 즐겁게 논다는 말을 들었지만 마음대로 그런 행사에 참석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참석해서 춤추고 노래하여 놀고 싶었다. 그래서 효동에게 그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자 효동은 왕비께서 허락만 한다면 공주를 모시고 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과연 어찌될지 알 수 없어 확답을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자 미파공주는 허락은 자신이 받을테니 그건 걱정하지 말라고 하자 효동은 그렇다면 공주가 행사에 참석하도록 모시겠다고 했다.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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