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權禹相) 연재소설 -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 제3부 51회분

  • 등록 2015.12.17 13: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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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연재소설 -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 제351회분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

 

 

 

 

이 대회는 한국육상연맹이 우수한 육상선수를 발굴하여 각종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도록 하는 행사인데 우승한 선수는 동양체육대학에 무시험 특기생으로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윤기석은 육상부에 들어가 학교 수업이 끝나면 매일 운동장을 돌며 달리기 연습을 했습니다. 아직 가을까지는 반 년이 남아 있어 열심히 훈련을 하면 우승을 기대해 볼만 했습니다. 다행히 체육 선생님이 육상선수 출신이라 윤기석에게 많은 관심과 기대를 걸었습니다.

 

 

한 달 두 달 마라톤 경기대회가 다가오자 윤기석은 마라토너의 꿈을 안고 땀흘려 열심히 훈련을 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뚝섬공원까지 뛰어 오는 훈련을 날마다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집에서 뚝섬까지는 왕복 20km나 되지만 앞으로는 훈련 강도를 높혀 하루 30km를 뛸려고 했습니다. 그는 지난 날 학교폭력으로 피해 학생들에게 사죄를 하는 것은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결심을 가졌습니다. 이제 학교에는 폭력이 없어졌습니다. 최봉길, 이팔용 두 학생이 경찰에 잡혀간 데다가 모훈이 오빠와 윤기석이가 폭력없는 학교를 만드는데 앞장서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왕따를 당하는 학생도 없어졌습니다.

 

 

이 무렵 나는 피아노 독주회를 열어 모금운동을 펼치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모훈이 오빠와 양부모님에게 받은 사랑과 은혜를 불우한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되돌려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이런 뜻을 양부모님도 받아 주셨습니다. 양어머니는 내가 피아노 독주회를 열도록 모든 것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서울시립 문화예술회관 대 강당은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더구나 오늘은 어버이의 날이라 어르신들을 모시고 흥겨운 민요가락을 연주할려고 했습니다. 청각장애인인 나의 민요 연주를 듣기 위해 먼 지방에서도 많은 어르신들이 올라오셨고, 나는 이 분들에게 정말 더욱 멋진 연주를 보여 줘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연주할 곡은 노인들이 좋아하는 우리 나라 전통 민요로 진행 순서와 가사가 적힌 인쇄물을 입장 하실 때 모든 분들에게 배부가 되었습니다.

 

 

연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회자가 무대에 나와 말했습니다.

오늘 박모란 양 피아노 독주회에 참가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어버이의 날을 맞이하여 전국에서 많은 어르신들이 오셨습니다. 이 분들에게 더욱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이 행사에 뜻을 같이 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실 때 책을 한 권씩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이 책은 내가 자서전으로 펴낸 책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사연이 기록돼 있었습니다. 책 제목은 <모란꽃은 겨울에도 핀다>입니다. 원래 모란꽃은 봄에만 핍니다. 하지만 자서전에 나오는 모란은 추운 겨울에도 꽃을 피운다는 내용입니다.

돌아가실 때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들에게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편견은 우리 사회에 없어야 하겠지만 장애인 본인 스스로도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할려는 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 박모란 양을 소개하겠습니다.”

 

 

나는 예쁜 옷을 입고 무대로 사쁜사쁜 걸어 나왔습니다. 청중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나는 무대에 놓인 연주용 피아노 앞에 앉아 스마트 보청이어폰이 귀에 제대로 꽂혔는지를 확인하고는 악보를 보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부드럽게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습니다. 처음 시작은 도레미파솔라시도 도시라솔파미레도를 천천히 두 번 반복해서 쳤습니다.

 

 

<계속>

 

 

 

권우상 기자 lsh858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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