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우상 단막 희곡
4번 방의 울음소리
전5경
등장인물
강미순 - 32살 가량 매춘부
조남희 - 강이순 또래의 매춘부
오봉자 - 강미순 또래의 매춘부
배춘자 - 강미순 또래의 매춘부
윤마담 - 포주. 50세 가량의 뚱뚱한 체격의 여자
강순희 - 강미순의 언니. 이혼을 거듭한 여자 40살 가량
박용수 - 강미순이 4번째 결혼한 남편. 62살 가량
구영감 - 강순희와 동거하는 노인 76살 가량
권선생 - 철학관을 경영하는 남자 역술가. 50살 정도
경찰관들.
남자A. B. C. D. E. F
제1경
무대 - 무대 전체가 매춘부들이 손님을 받는 방인데 좌우로 여닫는 미닫이창으로 된 방이 나란히 4개가 놓여있다. 방 앞은 통로 겸 좁은 마당으로 미닫이 문을 열면 바로 방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손
님이 방안에 들어가면 창문은 커텐으로 가리도록 창문 한쪽에 커텐이 보인다. 커텐이 가리워지면 방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 무대 좌수에는 외부인의 출입문 역할을 하는 도어인데 이 도어를 통해 성매수 남자들이 은밀히 드나든다. 방 창문 문기둥에는 무대 좌수의 방부터 1번방. 2번방. 3번방. 4번방 순으로 방의 호수가 표시된 아크릴 번호표가 붙어 있다.
때 - 현대. 여름 어느날 낮
곳 - 대도시의 어느 사창가
막이 오르면 햇살을 받아 4개의 방이 환해지면서 매춘부들이 각자 자기 방 앞에 쭈구리고 앉아서 손님을 기다린다. 손님이 없어 무료를 달래느라 담배를 피우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는 여자도 있다. 알몸이 거의 다 보일 정도의 아주 야한 옷차림에 관객을 향해 두 다리를 벌리고 앉아 객석에서는 그것이 보일락 말락한 두 허벅지 사이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배춘자는 1번 방 앞에, 오봉자는 2번방 앞에. 강미순은 3번 방 앞에, 조남희는 4번방 앞에 각각 앉아 손님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이 창녀촌의 모습 그대로다.
무대 좌수에서 도어가 열리며 포주인 윤마담이 남자A를 안내하듯 조심스럽게 데리고 들어온다. 남자A는 4명의 매춘부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고르다가 배춘자에게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하자 배춘자와 남자는 1번 방으로 들어가고 곧이어 창문은 커텐으로 가리워진다.
다시 밖으로 나간 윤마담은 잠시 후 또 다른 남자B를 데리고 들어왔다가 나가자 남자B는 매춘부들의 인물을 고르듯 살펴보다가 오봉자에게 OK 사인을 보내자 두 사람은 2번 방으로 들어가자 창문은 커텐으로 가리워진다. 아직 손님을 만나지 못한 강미순과 조남희는 떨떠름한 표정이다.
강미순 = (무엇을 생각하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조남희 = (강미순의 어깨를 뜩 치며) 미순아!
강미순 = (놀라듯 고개를 들며) 으응?
조남희 = 뭘 그리 생각하니?
강미순 = 아.. 그거..
조남희 = 그게 뭔데?
강미순 = 생각해 보니 우리들 팔자가 개보다 못한 거 같애....
조남희 = 그건 그래... 애완견도 겨울에 추우면 사람들이 옷도 만들 어 입혀주고 차에 태워 같이
쇼핑도 다니는데 우린 그런
개보다 못하니....(한숨)
강미순 = 차라리 개로 태어날걸 그랬구나.. (사이) 그런데 인간을 창 조했다는 하나님이 좀 이상하다얘..
조남희 = 이상하다니 뭐가?
강미순 = 개나 소같은 동물은 성병에 걸렸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왜 인간에게만 성병이 있는지 그게 궁금해..
조남희 = 인간에게만 성병을 준 것은 인간은 섹스를 쾌락의 도구로 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다른 동물은 섹스를 쾌락의 도구 로 하지는 앉자나..
강미순 = 니 말 들어보니 그렇겠구나..
조남희 = 너 교회에 다닌 적이 있니?
강미순 = 어릴 때 성경책을 좀 봤어.. 창세기인가 거기에 보니까 태 초에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해 놓고 심히 만족스럽다고 하더라..
조남희 = (비웃듯) 쳇. 심히 만족 좋아하네.
강미순 = 그래서 나도 교회는 안나가지...(담배를 피워물며) 어제 도 손님이 없어 뗑쳤는데 오늘도 영 아다리가 안좋다 예.. 오늘도 뻥튀기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
조남희 = 그래도 봉자와 춘자는 운이 좋은지 벌써 네 탕을 뛰고 있 는데.. 난 아직 한 탕도 못했으니...
강미순 = 너와 난 운이 없나봐... 인물을 보고 돼지를 잡아 먹는 것 도 아닌데...
조남희 = 그러기 말이다. 오입하는 사내들도 불경기를 타는가봐. 아 무리 경기가 좋지 안해도 올해 같은 때는 없었는데.. 남 자들 고추 꼭데기도 돈 가뭄에 말라 비틀어졌나보다.
강미순 = 호주머니 사정이 안좋아도 본능적인 생리는 해결해야지.. (연신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
조남희 = 그래서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니야. 하지만 요즘와 선 손님이 영 찾아오지 않는 걸 보니 불경기는 불경기인가봐...
강미순 = 불경기라니.. 요즘 사내들 필립핀으로 색스관광 많이 나간 다고 하던데.. 올해 같으면 나도 우리 언니처럼 그렇게 해 보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다 예.
조남희 = 네 언니가 어떻게 했는데..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강미순 = (갑자기 자지러지게 웃는다) 호호호홋...
조남희 = 웃긴.. 말해봐.. 네 언니가 어떻게 했다구 그래..
강미순 = 우리 언니는 팔자가 얼마나 더러운지 세 번이나 결혼을 했는데도 세 번 다 뻥이야..
조남희 = 그래서 지금은 솔로로 사니?
강미순 = 한동안 솔로로 살다가 지금은 돈 있는 남자를 물은 모양 이야..
조남희 = 개처럼 물기도 잘하는구나... 돈이 있으면 호강하겠구나.
강미순 = 돈 없는 남자한테 붙겠니? 세 번이나 결혼에 실패 했는데 이번엔 성공할진 모르지만 우리 언니 생각은 사랑보다 돈에 더 마음이 있는가봐. 황금이 짱이래..
조남희 = 네 번이나 결혼했으면 당연히 돈보고 물었겠지. 하지만 네 번이나 결혼을 했다면 네 언니도 지지리도 남편복이 없구나.
강미순 = (담배 연기를 연신 뿜으며) 미순이 너도 결혼에 실패하고 여기 왔니?
조남희 = 여기 온 여자치구 결혼에 실패하지 않는 여자가 어딨어.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지.. 나도 세번이나 결혼에 실패 하고 이렇게 됐어.. 남편복이 없는 년이지.. (한숨과 함께 담배연기를 내뿜는다)
강미순 = 그러기 말이다. 남편복이 없는 건 너도 나와 같구나.
조남희 = 남편복이 없으면 재산 복이라고 있어야 하는데 둘다 강건 너 갔으니...(한숨)
강미순 = 그런데 지금 우리 언니가 동거하는 남자 나이가 일흔 일 곱 살이래...
조남희 = 그럼 할아버지 하고 사는구나. 그런 할아버지와 밤 일이 나 제대로 하겠니?
강미순 = 섹스? 호호호. 저 그게.. (담배를 껀다)
조남희 = 그게 뭔데 말해봐.
강미순 = 단물 빨아먹고 버리는 거야.
조남희 = 누가 버리는데?...(담배를 껀다)
강미순 = 우리 언니지. 그러니까 할아버지면 어떻고 청소년이면 어때?
조남희 = 단물 빨아먹고 버리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의아하다)
강미순 = 그러니까.. 이 남자하고 살다가 그만 두고 다시 다른 남자 와 살다가 싫으면 헤어지고 다시 또 다른 남자와 산 다는 말이지....그러면서 헤어질 때는 위자료 명목으로 돈 을 두둑히 받아내고 있어.
조남희 =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구나. 엄격히 따지면 그것도 우리처 럼 성매매자나. 그래도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다며 위자료
를 받는다 그 말이구나. 호호호..
강미순 = 그렇게 해서 우리 언니는 돈을 꽤 챙긴 모양이야. 남자가 돈을 안주면 위자료 청구소송을 한다고 엄포를 놓는데 이혼할 때 위자료를 안줘서 법원에 소송도 해봤데. 요즘 은 쉽게 집에서 인터넷으로 소송도 할 수 있데.
조남희 = (흥미 있다는듯) 그런데?
강미순 = 그런데 판사가 번번히 언니 손을 들어줬데. 이혼하면 남 자는 여자에게 위자료를 주는 것이 맞다고 하면서..
조남희 = 그야 당연하지.. 하지만 그것도 네 언니로서는 계획적인 성매매자나..
강미순 = 사실은 돈을 챙길려고 위장 결혼한 거야....네 말대로 계획
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거지.. 호홋..
조남희 = 호홋..그러고 보니 네 언니 뱃짱이 대단하구나..
강미순 = 뱃장 하나는 짱이지.. 여자는 두 세번 결혼에 실패하다 보면 독이 올라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이야.
이때 무대 좌수 출입문 쪽에서 매춘부들이 시위를 하는 목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선창 = 우리도 사람이다. 정부는 생존권을 보장하라!
후창 = 우리도 사람이다. 정부는 생존권을 보장하라!
선창 =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한다! 합법적으로 허가하라!
후창 =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한다! 합법적으로 허가하라!
시위소리 점점 멀어지면서 먼 곳에서 간헐적으로 들린다.
강미순 = 우린 저렇게 시위를 해야 한다구. 우리의 뜻을 받아줄 때 까지 계속해야지.
조남희 = 그렇다고 경찰이 단속을 안할까.. 더욱 단속이 심할텐데.
강미순 = 단속 나오면 경찰을 구어 삶으면 되지. 지금도 마담 언니 가 그렇게 하고 있자나...
조남희 = 단속 경찰관에게는 마담 언니가 뇌물뿐만 아니라 성접대 도 하는 모양이더라..
강미순 = 그렇게 안하면 우리가 이렇게 버티고 있겠니.. 마담 언니 도 먹고 살아야지..
멀리서 매춘부들의 시위소리가 다시 점점 가까이 들린다.
선창 =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후창 =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선창 = 정부는 하루빨리 합법화 하라!
후창 = 정부는 하루 빨리 합법화 하라!
조남희 = 시위를 한다고 정부에서 성매매를 합법화 하겠니?
강미순 = (한숨)글쎄다. 합법화 하도록 해야지.. 어린애도 울어야 젖을 준다고 강열하게 시위를 해야 한다구...
조남희 = (갑자기 자지러지게 웃는다) 호호호..
강미순 = 갑자기 왜 웃니?
조남희 = 웃음이 나와서 그래..(다시 웃는다) 호호호..
강미순 = 얘두... 말해봐라? 뭐가 우스운지...
조남희 = 이 세상에 웃음거리가 되는 게 어디 한 두 가지겠니. 우 리같이 몸을 팔아서 먹고 사는 매춘부들에게도 합법화 하라구 하니...호호호..
강미순 = 그러기 말이다. 단속을 나온 경찰관도 돈을 주면 눈감 아 주니 돈보다 더 좋은 게 있겠니.
조남희 = 남자들은 돈으로 섹스를 즐기구
강미순 = (남희의 말을 이어가듯) 여자들은 섹스로 돈을 벌고..
조남희 = 그런데 나 말이야. 요즘 사타구니가 자꾸 가려운 걸 보니 혹시 성병이 아닌지 모르겠어. (음부를 만지작거린다)
이때 무대 좌수에서 도어가 열리며 윤마담이 남자C를 데리고 들어온다. 남자C. 강미순, 조남희 중에서 인물을 고르다가 조남희에게 손가락으로 OK사인을 하자 조남희와 남자C는 3번 방으로 들어가고 곧이어 창문은 커텐으로 가리워진다.
다시 밖에 나간 윤마담은 남자D를 데리고 들어왔다가 나가자 남자D는 강미순에게 OK사인을 보내자 두 사람은 4번 방으로 들어가자 창문은 커텐으로 가리워지면서 무대는 서서히 암전된다.
제2경
무대 다시 서서히 밝아지면 철학관 간명실 내부이다. 가운데 책상을 중심으로 마주 보도록 양쪽으로 권선생과 강순희가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아마 강순희는 운세 상담을 하려 온 모양이다. 권선생 앞에는 간명서와 만세력 책이 놓여 있다.
권선생 = 어찌 알고 이 철학관을 찾아오셨습니까?
강순희 = 선생님이 운세를 잘 보신다고 저와 잘 아는 분이 알려줘 서 왔어요.
권성해 = (간명서를 들어다 보며 독백처럼) 년주가 을사이고 월주 가 무인이라.... 일주는 임자이고 시주는 경술이라....(사 이) 여자는 정관이 남편이고 편관은 외간남자인데 이 사주는 정관은 없고 온통 편관뿐이니 이걸 어쩌나.. 아 마 결혼을 해도 남편과 오래 살기는 어려운 사주팔자를 탔고 났는데....
강순희 = ????
권선생 = 이런 사주는 결혼을 해도 성공하기 어렵지요. 결혼을 할 때는 반드시 남자의 궁합을 보고 해야 하는데 궁합을 보 지 않고 결혼을 하면 가슴을 치고 통곡할 일이 생길겁니 다. 이 사주는 첫 결혼에 실패하고 다시 재혼을 해도 또 실패 합니다....
강순희 = 그럼 평생 솔로로 살아야 하나요?
권선생 = 솔로로 살지 따불로 살지는 댁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이 사주는 편관이 태과한 사주라 한 남자로는 결혼생활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재혼을 반복한다는 말이지요.
강순희 = 선생님 말이 맞아요. 두 번이나 결혼해서 두 번 다 실패 했어요.. 그래서 다시 세 번째 결혼을 해도 역시 실패하는지 그것이 궁금해서 찾아 왔어요.
권선생 = 이런 사주는 세 번 아니라 네 번 결혼해도 실패할 확율이 99% 입니다. 참으로 남편복이 없는 팔자지요. 남편복이 있어야 자식복도 있는데 남편복이 없다보니 자식복도 없 구...
강순희 = 그래서 그런지 딸 하나 아들 둘 낳고 이혼하면서 남편이 키우는데 아이들이 나를 찾지 않아요.. (사이) 저 그럼 평 생 솔로로 살아야 하겠네요.
권선생 = 이런 말을 해서 죄송합니다만 이 사주는 남편이 없는 사 주입니다. 여자가 남편이 없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로 나 누는데 정관이든 편관이든 관살이 전연 없는 무관사주이 거나 관살은 있는데 정관은 없고 편관이 태과한 경우인 데 댁의 경우는 정관은 없고 편관이 태과한 경우에 해당 합니다.
강순희 = 태과가 뭣이죠?
권선생 = 태과란 많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남편복이 없는 것입니다. 부부운은 그렇다 해도 예술적인 재능을 타고나 노래를 잘 부르겠습니다. 하늘이 내린 목소리를 갖고 태어나 가수로 나가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강순희 = 맞는 것 갔네요.. 지금 가수로 활동하고 있어요.
권선생 = 가수라면 중앙무대에서 활동해야 하는데 대운이 흉운이라 중앙무대에 진출하긴 어렵지요. 가수가 고작 지방자치단 체에서 하는 지역축제에만 나가 노래를 불러서야 먹고 살 수 있나요? 축제가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강순희 = 그럼 중앙무대는 나갈 수 없나요?
권선생 = 대운이 흉운이라 아마 그건 어려울 겁니다.
강순희 = 이왕 제 팔자를 다 아시니까 선생님에게 솔직히 말씀드립 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혼자 사는 일흔 아홉살 노인이 있어요. 재산도 꽤나 있는데 나한테 호감을 갖고 있어요. 애인을 하자면서 추근거리기도 하구요.
권선생 = 그래서 그 노인과 결혼을 하면 어떠냐 그런 말이군요.
강순희 = 궁합이 어떤가 싶어서요.
권선생 = 혼자 사는 일흔 아홉살 노인이 댁과 같은 젊고 예쁜 여자한테 호감을 갖는거야 당연하지요. 하지만 그 노인 사 주를 몰라 궁합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만나면 동 네에서 웃음꺼리 밖에 안되지요. 아마 댁에서 호강이나 할려고 하는 것 같은데..(사이) 하긴 그렇게 사는 것도 인 생살이의 한 방편이긴 합니다만 어차피 남편복이 없는 팔자이니 댁에서 잘 알아서 판단하세요....허험..(헛기침)
강순희 = .............
권선생 = 아마 그 노인이 댁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은 여자 나이가 젊고 얼굴도 예쁘고 하니 돈은 있으니 장난감처럼 갖고 놀고 싶어서 그런 것 같은데 댁에서 그렇게 장난감처럼 당하고 살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 노인의 사주를 몰라 딱 이 이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예쁜 장난감이 있으 니 갖고 놀고 싶었던 게지요. 이렇게 만난다 해도 댁으로 서는 손해 볼 것이 없지 않나 싶네요.. 헤어질 때는 어차 피 빈손을 들고 나오지 않을 테니까요..
강순희 = 호호호.. 선생님 정말 제 마음을 잘 읽어 내시네요.
권성해 = 남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면 역술가라고 할 수 없지요.
강순희 = ...........
권선생 =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여자는 사주에 목욕살 도화 살 홍염살이 겹쳐 있으면 화류계나 유흥업에 나가는 경우 가 많아요. 이점은 잘 유념하셔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매춘부들이 사는 동굴로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강순희 = 제 팔자가 정말 나쁘군요.
권선생 = 지금은 대운이 나빠서 하는 일이 잘 안되지만 54살이 넘 으면 임자생 일간이 서방 금수운을 만나 운기상승 일약 발복합니다만 사주가 신약이라서 길운이 제대로 힘을 발 휘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강순희 = 정말 54살 이후엔 좋아지겠습니까?
권선생 = 지금보다 좋아지는 건 분명한데 방금 말했듯이 사주가 신 약이라서.. (으음)
강순희 = 신약이 무엇입니까?
권선생 = 예를 들어 말하면 누가 쌀 한가마니를 줄테니 가져가라고 할 때 이 쌀을 가져 갈려면 어깨에 멜 힘이 있어야 하는데 힘이 없으면 가져 갈 수 없지요. 이런걸 신약이라고 합니다. 다만 양인살이 있어서 똑똑 튀는 성격이라 대운 이 다소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강순희 = 선생님 말씀처럼 저는 톡톡 뛰는 성격이 맞아요.
무대 서서히 암전된다.
제3경
무대 다시 밝아지면 구영감의 아파트 거실이다. 정면에 큰방 출입문이 있고 구영감은 거실 소파에 앉아 돋보기를 끼고 신문을 보고 있다. 큰 방문이 열리며 외출차림으로 강순희가 나온다. 손에는 명품백을 들었다.
강순희 = (대형 거울앞에 서서 옷차림을 좌우로 살핀다)
구영감 = (강순희를 힐끗 쳐다보며) 어디 가냐?
강순희 = 대학친구들 모임이 있어서요.
구영감 = 뭐? 대학친구이라니.. (의아하다) 너 대학 다니냐?
강순희 = 그럼요.
구영감 = 무슨 대학인데?
강순희 = 부녀대학이죠.
구영감 = 부녀대학? (눈이 휘둥거래진다)
강순희 = 말하자면 지금 어르신이 다니는 노인대학과 같은 그런 곳 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구영감 = 그럼 너 지금 놀러 다니다 그말이냐?
강순희 = 놀러 안다니면 뭘 하게요...(손을 내밀며) 놀다 올게 돈좀 줘요... 카드로 긁어라면 그리 할까요.
구영감 = (벌떡 일어나 강순희의 손을 잡으며) 너 정말 너무하는 게 아니냐?
강순희 = 너무 하다니요? 너무 한건 어르신이죠. 방안에만 틀어박 혀 있기가 답답해서 외출 좀 할려고 하는데 그것도 안된 다니.. 정말 너무 하자나요.
구영감 = 여자는 모름지가 결혼을 했으면 여자답게 집에서 살림이 나 살아야지 밖앝에만 쏘다니다니.. 여자는 그런데 아니 야..
강순희 = (구영감 손을 뿌리치며) 흥, 여자니까 죽은 듯 집안에 틀 어막혀 살림이나 해라 그런 말인가 본데.. (큰소리로) 난 그렇게 못하거던요...그렇게 살려고 어르신한테 온 것도 아니구요. 난 그렇게 못해요.
구영감 = 못하다니?
강순희 = 나는 그렇게 살려고 일흔 아홉살 노인한테 온 거 아니예 요. 아파트 주민들이 나보고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젊은 여자가 여든이 다 된 노인하고 산다구 쑥덕거려요. 이왕 내가 그런 비웃음을 받고 살려면 호강이라도 좀 하고 살 아야죠... 안그래요?
구영감 = (기가 막힌듯) 나 요즘와서 생각해 봤는데 너 정말 너무 하더구나.. 내가 너하고 살면서 지금까지 돈이 얼마나 들 어갔는지 아냐?
강순희 = 그 정도 각오 안하고 나같은 젊고 예쁜 여자와 살려구 했 어요? 요즘 물가 오르고 자동차 기름값 오르고 지금 그돈 갖고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어요.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 30% 오르고 도시가스 20% 오르고 수도료 28% 오르고 자동차 보험료도 20% 오르고.. 전부 오르는 것뿐인데 한 달에 300만원 갖고 어찌 살아요. 이왕 말이 나왔으니 하 는 말인데 다음 달부터는 생활비 인상해 줘요. 500만원으 로.....
구영감 = (놀라) 뭐 500만원? 야 이거 사람 죽이네.. 안된다면 어찌 할 거냐?
강순희 = 어찌 하긴요 헤어져야죠.
구영감 = 야 너 말이야... 헤어지는게 무슨 장난감 기관차 객차처럼 붙였다 뗐다 그렇게 쉽게 하는 줄 알어? 더구나 세번이나 결혼에 실패하고 네 번째 나하고 만났으면 어지간하면 살 야야지..
강순희 = 나도 어지간하면 살아볼려고 해요. 하지만 한달 생활비 300만원 갖고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데 어떡해요. 팔자 가 더러운 여자라 네번째 만나서는 어지간하면 나도 살 아볼려고 해요 하지만..
구영감 = 하지만 뭐냐?
강순희 = 너무 짜서 살 수가 없어요....(관중석을 가르키며) 여기 계 시는 분들한데 물어보세요. 비록 내가 세번이나 결혼에 실패했다고는 하지만 마흔 두살 젊고 예쁜 여자가 일흔 아홉살 노인하고 결혼할 때는 호강 좀 해볼려고 했겠는 지 아니면 죽도록 고생만 할려고 결혼 했겠는지 어디 한 번 물어 보라구요... 그리고 한가지 더 있어요.
구영감 = 뭔데?
강순희 = 나는 동네 가수가 아니라 중앙무대에 설 수 있도록 노래 콘스트 열어 주세요. 아마 3억원 정도만 될거예요. 내가 언제까지 동네 가수로만 지낼 수는 없자나요.. 나도 한번
중앙무대에 서서 가수로 활동해서 이름을 날리고 싶어요.
구영감 = (짜증스럽게) 정말 사람 미치겠네.
강순희 = 미칠 사람은 어르신이 아니라 나죠. 다시 말할게요. 방금 말한 노래 콘스트 열어주고 한달 생활비는 500만원으로 계산해서 일년치 6,000만원 선불로 주고 지금 타고 다니 는 소나타 승용차는 독일제 벤츠로 바꾸어 줘요.. 그 정 도라면 살아볼게요... 그대신 내가 밖에서 무슨 일을 하던 하루에 외출을 몇 번 하던 일체 간섭은 노우예요. 그리 하겠어요 안하겠어요?
구영감 = (머리가 어지러운듯 벽을 잡고 기댄다) 아이구 내가 당했 구나.. 내가 당했어.. (벽에다 머리를 쿵쿵 박으며) 이 구 영팔이가 여자 잘못 만나 망했구나 망했어...
강순희 = 망하다니요.. 아직도 재산이 35억 남았자나요.. 부동산 투 기로 번돈 젊고 예쁜 마누라를 가수로 키우는데 좀 쓰면 어때요. 어차피 죽을 때는 그돈 저승에 가져 갈 것도 아 닌데....돈이 그렇게 아까우면 혼자 살지 그랬어요.
구영감 = (통곡하듯이) 내가 그 돈 어떻게 번 돈인데?
강순희 = 어떻게 벌었던 난 거기에 대해선 관심이 없거든요. 돈이 아까우면 늙은 노인이 젊고 예쁜 여자와 결혼하지 말았 어야지요. (결심하듯) 알았어요. 이왕 밖에 나가는 길에 법원에 위자료 첨부한 이혼장 내고 올게요...
구영감 = (강순희 팔을 잡으며) 정말 너 이렇게 나갈거냐?
강순희 = (영감 팔을 뿌리치며) 이렇게 안나가면 밥이나 한술씩 얻어 먹고 방안에 틀어박혀 노인네 잔심부름이나 하란 말 인가요? 병이 들면 병수발이나 하구.. 팔다리 아프다고 하면 팔다리 주무리고.. 섹스 하자면 섹스 해주고...
구영감 = (결심하듯) 그래 좋다. 이혼하자구나! 나도 너 같이 돈만 밝히는 여자는 딱 싫다 싫어!
강순희 = 그럼 어찌 할까요?
구영감 = 뭘?
강순희 = 이혼하면 위자료는 당연히 주셔야죠. 못준다면 법원에 위 자료 청구소송을 할까요?
구영감 = (독백처럼) 내가 오지기 당하는구나.. 이건 아닌데 이런 여 자는 내가 바라던 여자가 아닌데...
강순희 = 그럼 어르신이 바라던 여자는 어떤 여자였나요? 장난감처 럼 가져 노는 그런 여자를 바랬겠조. 평생 옆에 붙 어서 몸시중이나 들고 가끔 여자 생각이 나면 성욕이나 해결해 주는 그런 여자를 원했나요?
이때 휴대폰에 신호가 걸려온다. 강순희,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든다.
강순희 = 내가 강순희 맞는데요. 네? 박영수씨라구요? 코스모스 찻 집에서 기다리겠다구요.. 예.. 예.. 그렇게 하죠...(휴대폰 접는다)
구영감 = 너 벌써 다른 남자와 만나고 다니냐?
강순희 = 언제 여기서 쫓겨날지 모르는데 유비무환이죠.
강순희,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데 무대 서서히 암전된다.
제4경
무대 다시 밝아지면 박영수의 아파트 거실이다. 정면에 큰 방 출입문이 있고 박영수는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방문이 열리며 외출차림으로 강순희가 나온다. 구영감 아파트와 다른 점은 벽에 대형거울이 없고 거실 공간이 약간 협소하다는 점이다.
강순희 = 나 외출해요. 혹시 저녁에 늦을지도 몰라요.
박영수 = (강순희를 힐끗 쳐다보며) 또 외출이냐? 무슨 외출이 그리 도 많아?
강순희 = 계모임이 있어서요.
박영수 = 뭐? 계모임? (의아하다) 도대체 계모임을 한 달에 몇 번이 나 해?
강순희 = 열 다섯 번요.
박영수 = 열다섯이면 이틀에 한번 꼴이자나.
강순희 = 수치상으론 그런 셈이죠.
박영수 = 뭐하는 계가 그리도 많아.
강순희 = 즐겁게 사는 계죠.
박영수 = 즐겁게 사는 계? (눈이 휘둥거래진다) 너 지금 그게 말이 라고 하나? 한 달에 한 두 번도 아니고 이틀마다 놀러간 다구?
강순희 = 놀러 안가면 뭘 하게요..(손을 내밀며) 놀다 올게 돈좀 줘요. 카드로 긁어라면 그리 할게요.
박영수 = (벌떡 일어나 강순희의 손을 잡으며) 너 정말 너무하는 게 아니냐?
강순희 = 너무 하다니요? 너무 한건 당신이죠.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기가 답답해서 외출 좀 할려고 하는데 그것도 안된다 니.. 정말 너무 하자나요..
박영수 = 여자는 모름지가 결혼을 했으면 여자답게 집에서 살림이 나 살아야지.. 이건 맨날 밖앝에만 쏘다니니.. 여자는 그 런게 아니야..
강순희 = (박영수의 손을 뿌리치며) 흥, 여자니까 죽은 듯 집안에 틀어 박혀 살림이나 해라 그런 말인가 본다 난 그렇게 못하거던요..
박영수 = 못하다니?
강순희 = 나는 그렇게 살려고 세번이나 이혼한 당신과 결혼 한 거 아니예요.
박영수 = 이혼 한건 너도 마찬가지자나.. 너도 세번이나 이혼했자 나....
강순희 = 그래도 난 당신보다 나이가 젊었죠. 얼굴도 예쁘구요. 그 래서 당신이 날 꼬셨자나자요..
박영수 = 그러니까 젊고 얼굴도 예쁘니까 나하고 이혼해도 다시 결 혼할 수 있다 그말이구나.
강순희 = 어차피 실패한 결혼 세 번이면 어떻구 네 번이면 어때요. 지금 내 생각 같아선 열 번이든 스무번이던 끝까지 가볼 생각이예요..
박영수 = 이 여자 이제 보니 완전히 창녀구만... 매춘부라구..
강순희 = 이혼을 여러번 했다구 날 보고 창녀 매춘부라면 당신도 이혼을 여러번 했으니 창남이고 매춘남이니 나와 다를 게 뭐가 있어요.
박영수 = 그러니까 몇 번이든 이 남자 남자 골라가며 결혼을 해보 겠다 그말이구나. 이건 안전히 계획적인 매춘부구만.. 네 생각이 그렇다면 마음대로 해라. (큰 소리로) 마음대로 하라구....
강순희 = 그럼 우리 헤어지는 거죠. 그 대신 큰 거 한 장만 주세요.
박영수 = 큰 거라니 뭘?
강순희 = 위자료로 일억원 한 장은 주셔야죠.
박영수 = 이건 칼만 들면 강도구만..
강순희 = 아니 그럼 일년이나 싫건 단물 빨어먹고 돈 한푼 안주고 쫓아낼려고 했어요? 이 강순희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여 잔줄 알았어요? 당신이야 말로 날강도죠. 젊고 예쁜 여자 데리고 살다가 위자료 한 푼없이 헌신짝처럼 버리다니..
박영수 = (기가 막힌듯) 나 요즘 와서 생각해 봤는데 너 정말 너무 하더구나...내가 너하고 살면서 지금까지 생활비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아?
강순희 = 그 정도 각오 안하고 나같이 젊고 예쁜 여자와 살려구 했 어요? 요즘 물가 오르고 자동차 기름값 오르고 그돈 갖고 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어요.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 15% 오르고 도시가스 10% 오르고 수도료 20% 오르고 자동차 보험료도 20% 오르고.. 전부 오르는 것 뿐인데 한달에 300만원 갖고 어찌 살아요. 이왕 말이 나왔으니 다음 달 부터는 생활비 인상해 줘요. 500만원으로...
박영수 = 오백만원? 안된다면 어찌할 거냐?
강순희 = 어찌 하긴요 이혼해야죠.
박영수 = 야, 너 말이야. 이혼을 그렇게 쉽게 하는 게 아니라구.. 더 구나 세번이나 결혼에 실패하고 네번 째 나하고 만났으면 어지간하면 살아야지..
강순희 = 남편복 없는 여자 나도 어지간하면 살아볼려고 해요. 하 지만 한달 생활비 300만원 갖고는 살 수가 없는데 어떡 해요.. 팔자가 더러운 여자라 네 번째 만난 당신하고 어 지간하면 살려고 해요 그런데..
박영수 = 그런데?
강순희 = 소금보다 짜서 살 수가 없어요. 가진 사람이 더 자짜고 하더니 당신이 그래요.. (관중석을 가르키며) 여기 계시는 분들한데 물어보세요. 비록 내가 세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마흔 두살 젊은 여자가 예순 두살 노인 에 가까운 자식있는 홀애비 하고 결혼할 때는 호강이나 해볼려고 했겠는지 아니면 뼈빠지게 고생만 할려고 결혼 했겠는지 물어 보라구요..
박영수 = 도대체 네가 요구하는 게 뭐냐? 말해봐라?
강순희 = 한달 생활비는 500만원으로 계산해서 일년치 6000만원 주고 지금 타고 다니는 국산 승용차는 미국제 링컨콘티 넨탈로 바꾸어 줘요.. 그 정도라면 당신과 살아 볼게요... 그대신 내가 밖에서 무슨 일을 하던 하루에 외출을 몇 번 하던 간섭하면 안되요. 그리 하겠어요 안하겠어요?
박영수 = (실신한듯 벽을 잡고 기댄다) 아이구 내가 당했구나 내가 당했어... (벽에 머리를 쿵쿵 박으며) 내가 망했다 망했 어.. 내가 이렇게 망하다니...
강순희 = 망하다니요.. 아직도 재산이 28억은 되자나요.. 중국산 짝 퉁을 명품이라고 사기쳐서 번돈 젊고 예쁜 마누라 위해 좀 쓰면 어때요. 돈이 그렇게 아까우면 혼자 살지 그랬어 요...
박영수 = (통곡하듯이) 내가 그돈 어떻게 번 돈인데?
강순희 = 중국산 짝뚱을 명품이라고 속여서 팔아서 번 돈이란 걸 잘 알죠. 그렇게 돈이 아까우면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아 야죠 (결심하듯) 알았어요. 이왕 밖에 나가는 길에 경찰 에 신고할까요? 중국산 짝뚱을 명품으로 밀거래 했다구..
박영수 = 정말 너 이렇게 나갈거냐? (큰소리로) 꼭 이렇게 나가야겠 나?
강순희 = 이렇게 안나가면 밥이나 한술 얻어먹고 방안에 틀어박혀 여자 생각나면 섹스나 해결해 주며 살아란 말인가요? 하지만 난 그리 못하거던요.
박영수 = (결심하듯) 그래 좋다. 이혼하자구나!
강순희 = 그럼 어찌 할까요?
박영수 = 뭘?
강순희 = 이혼하면 위자료는 당연히 주셔야죠. 못준다면 법원에 위 자료 청구소송 할까요? 아니면 검찰에 중국산 짝뚱을 명 품으로 밀거래 했다고 신고할까요?
박영수 = (독백처럼) 이거 내가 오지기 당하는구나. 내가 왕창 당했 어.. 이건 아닌데.. 이런 여자는 내가 바라던 여자가 아닌 데...(큰소리로) 그래 고발해.. 고발하라구..
무대 서서히 암전된다.
제5경
무대 다시 밝아지면 제1경 장면과 동일한 창녀촌 무대이다. 강미순과 조남희 손님을 기다리듯 각자 자기방 앞에 앉아 있다.
강미순 = 그렇게 해서 우리 언니는 25억원을 챙겼다고 하더구나. 남자가 돈을 안주면 소송을 한다고 엄포를 놓는데. 이혼 하는데 위자료를 안줘서 소송도 해봤데.. 소액 재판은 인 터넷으로 전자소송도 할 수 있다더라...
조남희 = 따지고 보면 네 언니도 우리처럼 매춘부자나.
강미순 = 맞아, 매춘부지.
조남희 = 그런데도 우리는 처벌을 받아야 하고 네 언니는 처벌은 커녕 법으로 위자료를 받다니.. 정말 이상한 법도 다 있 구나..
강미순 = 이상한 법이 이 나라에 어디 한 두 가지인줄 아니..
이때 무대 좌수 출입문 쪽에서 여자들이 시위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선창 = 성매매를 합법화 하고 생존권 보장하라!
후창 = 성매매를 합법화 하고 생존권 보장하라!
선창 = 우리도 인간이다 먹고 살아야 한다!
후창 = 우리도 인간이다 먹고 살아야 한다!
시위소리 점점 멀어졌다가 다시 가깝게 들린다.
강미순 = 성매매가 합법화 될 때까지 투쟁을 해야 한다구.
조남희 = 그렇다고 합법화가 될까.. 단속만 더 강화할텐데.
강미순 = 어차피 우린 여길 떠나면 살 수가 없어.. 그러니 죽기 아 니면 살기로 투쟁을 해야지..
조남희 = 나도 니 언니처럼 그렇게 해 보면 어떨까?
강미순 = 처음부터 이런 동굴에 들어오지 않았어야지. 우린 이미 늦었어...
조남희 = 우리도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면서 위자료를 챙길수 있지 만 이 동굴에 들어온 이상 그렇게 할 수가 없게 됐어.
무대 좌수에서 출입문 도어가 열리며 윤마담이 남자E와 남자F를 데리고 들어온다. 남자E는 강미순에게 손가락으로 OK사인을 하자 강미순과 남자E는 4번 방으로 들어가고 남자F와 조남희는 3번 방으로 들어가자 창문은 커텐으로 가리워진다.
무대는 잠시 아무도 없다. 불안한 음악이 흐르면서 강미순의 방에서 갑자기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강미순은 급히 밖으로 뛰쳐 나온다. 손에는 칼이 쥐어져 있고 손에는 피가 묻었다. 강미순은 겁에 질린 다급한 목소리로 휴대폰으로 112에 신고를 한다.
강미순 = (떨리는 목소리로) 경찰이죠. 내.. 내가 살인을 했어요. 사 람을 죽였다구요 ... 내가.. 내가 사람을 죽였어요 (떨석 주저 않아 흐느껴 운다)
칼을 쥔 손에서 핏방울이 툭툭 떨어진다. 멀리서 경찰차의 경고음 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린다. 잠시 후 무대 좌수 도어에서 두 명의 경찰관이 급히 등장한다.
경찰관A = (강미순에게 다가서) 당신이 살인을 신고한 사람이요?
강미순 = (말없이 울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경찰관B = (4번 방문을 열어 보고 경찰관A에게) 칼에 맞아 죽었어.
경찰관A, 강미순 손에 수갑을 채운다. 오봉자. 배춘자, 조남희는 놀라 각자 자기방에서 우르르 뛰쳐나와 경찰관에 연행되어 가는 조남희를 붙잡고 흐느낀다.
조남희 = (놀라 울부짓으며) 미순아! 어찌된 일이니?
오봉자 = (놀라 울부짓으며) 무슨 일이니?
배춘자 = (놀라 울부짓으며) 남희야! 왜 그래?
강미순 = (흐느끼며) 내가 남자를 죽였어. 성관계를 하면서 내가 칼 로 그 남자를 죽였어 ...(사이) 나는 매춘부야. 내가 이런 모습으로 사느니보다 차라리 감방에 들어가 사는 것이 편할 것 같이 범행을 저질렀어. 여기서 진빚을 갚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한발 자국도 벗어날 수 없고 이 매춘 소굴에서 짐승처럼 남자들의 성노리개로 살아야 해.. 그 런 생각에 그만 이렇게 됐어.. 우리 같은 매춘부가 여길 탈출 하자면 이런 방법 밖에 없다고 판단했어.. 이건 내 생각이지만 우리나라는 호주처럼 성매매는 절대로 합법 화가 되지 않아... 이렇게 너희들 곁을 나 혼자 떠나게 돼서 미안하다만 이번 기회에 너희들도 이 매춘소굴에 서 벗어나도록 정부에서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하기 바란다. 그리고 짊어진 빗도 탕감받고 홀가분한 마음으 로 부모형제 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개인 빚도 갚아주는 나라야. 그런데 억울하게 짊어진 우리의 빚은 왜 안갚아주는지 모르겠다. 이건 법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자나.. 여긴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짐승이 갇 혀 있는 동굴이라구....(크게 엉엉 운다)
강미순, 경찰에 연행되어 무대 죄수로 퇴장하는데 경찰 3명이 들어와 강미순, 오봉자, 배춘자와 함께 방안에 있던 성매수 남자 3명을 연행하려고 하자 무대는 더욱 소란스러워진다. 매춘부들이 저항하는 고함소리와 함께 경찰에 끌려가면서 서서히 암전되면서 막이 내린다.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