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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국가 경영이나 회사 경영은 다르지 않다

 

 

 

칼럼

 

 

                     국가 경영이나 회사 경영은 다르지 않다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정치란 무엇인가? 이 문제는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에 접어 두고 다음과 같은 사고(査考)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정치란 얼음 바닥처럼 차가운 물건이 아니라 따뜻한 연정이 솟아나는 문학이나 예술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전제로 해야만 정치를 매력이 넘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정치인은 무엇보다도 먼저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문학적, 예술적 재능이 있어야 한다. 일본이나 중국 역사를 보면 정치인들 중에는 여기에 근접한 인물이 있다. 그들은 희곡을 쓰는 극작가도 아니고, 소설을 쓰는 소설가도 아니였지만 말 솜씨를 통하여 풍부한 정치적 지혜를 보여 주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배워야 할 점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유명한 정치인은 자산(子産)을 빼놓을 수가 없다. 자산은 강대국 틈에 끼인 작은 정(鄭)나라의 재상으로 강성한 국가로 발전하는데 공자도 그의 능력에 찬탄을 아기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자산의 외교력은 지금도 중국 역사에서 일인자로 기록돼 있다. 큰 나라에게는 공물을 바쳐야 하고 큰 나라가 전쟁을 하면 참전해야 하는 등 작은 나라의 비애는 적지 않다. 이런 와중에서 자산(子産)은 뛰어난 외교력으로 정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국가의 존엄성을 지키고 강대한 진(秦)나라의 침략에서도 벗어나면서 그가 유명한 정치가로서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전쟁은 사람들이 어떠한 폭력 행위에도 가담하지 않고, 그것으로 인해 받을 박해를 감수할 각오를 했을 때 비로소 중지된다. 그것이 전쟁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러한 전쟁의 본질을 정나라 자산(子産)은 누구보다가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국가경영은 아무리 자산과 같은 위대한 정치인이라고 하더라도 혼자는 할 수는 없다. 자산(子産)은 자기와 함께 정치를 해야 할 관료를 등용할 때는 젊은층은 안되고 나이가 40세 이상으로 학식이 풍부한 사람으로 구두로 질문을 하고 자산(子産)이 기대하는 답변을 해야만 등용했다. ‘송명신언행록’에 등장하는 명신중에서 범중엄(范仲淹)이라는 신하는 평소에 재물이나 명예에 집착하지 않고, 오로지 나라를 잘 다스리는데 전념했다. ‘범중엄은 선비는 자신보다 세상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여기서 말하는 선비는 지도자를 말하는데, 지도자는 세상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즐거움을 나중에 생각한다는 뜻으로 ‘선우후락(先憂後樂)’이라고 한다. 고라쿠엔(後樂園)이라는 일본 도쿄돔 명칭도 여기에서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송(宋)나라 기반을 다진 명재상 조보(趙普)는 초대 황제인 태조를 보필하고 있었다. 신하 한 명이 큰 공을 세웠는데 태조는 개인적으로 그를 싫어했다. 그래서 좀처럼 승진을 시켜주지 않았다. 조보가 거듭 승진시켜 줄 것을 요청하자 태조는 “승진을 안 시켜준다면 어쩔 생각이오?”라고 묻자 조보는 웃으며 대답했다. “예나 지금이나 죄를 범하면 형벌을 내리고 공적을 세우면 상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이는 천하를 다스리기 위한 것이지 폐하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승진에 개인적인 감정을 개입시켜서는 안 됩니다.” 조보의 당당한 말에 태조는 승진을 허락했다.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인사를 결정할 때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켜서는 안된다.

 

인사 결정은 지도자의 중요한 임무이며, 우수한 인재를 찾아 등용하고 그들에게 일을 맡기는 것은 웟사람의 중대한 임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좋든 싫든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때로는 서로를 미워하고 대립하며, 갈등을 빚기도 한다. 조직에 속한 사람일수록 마찰이 심하다. 다양한 성품의 여러 사람이 모여 구성된 조직안에서 그들은 서로 경쟁하며, 다투기도 하면서 매우 복잡한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나는 과거 부산에서 규모가 큰 B철강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사장이 직원을 승진시키면서 개인의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는 것을 보고 이 회사의 운명은 다 되었다고 생각하고 사표를 던지고 나왔다. 그후 이 회사는 적자에 허덕이다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이처럼 무능한 사원은 회사가 망해 가는데도 그 이유를 모른다. 국가 경영이나 회사 경영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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