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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역사 드라마, 소설에서 역사 왜곡은 안돼

 

 

칼럼

 

 

    역사 드라마, 소설에서 역사 왜곡은 안돼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역사 드라마나 소설을 쓰는 작가는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시대소설 또는 추리소설, 환타지 소설 등과는 이질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다. 여기서 특성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인식의 한 형태를 지칭한다. 역사 드라마 혹은 소설에서 역사를 왜곡했을 때 독자는 그것을 자칫 역사라고 인식할 수 있다. 한국의 역사소설이나 드라마는 역사를 왜곡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것은 작가가 역사를 깊이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서울대 이영훈 교수의 저서에 따르면 대하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일본군이 조선인을 참혹하게 학살하는 장면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영훈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래선지 당시(일본 아베정권) 한.일 관계가 나빠졌다는 말도 있었다. 조선 식민지 역사 왜곡은 자칫 한.일의 문제로 발생할 수 있다. 한반도 역사, 특히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조선통치(조선총독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모르면 비록 소설이라고 해도 쓰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맞다. 나는 일본 총독부가 조선 통치를 어떻게 했는지 잘 알고 있다. 역사를 알려고 조선통치에 관련된 방대한 자료(총독부 日語版)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이 자료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조선을 통치한 자세한 자료다. 나는 70년 동안 보관해 오다가 작년에 독립기념관에 무상기증했다. 이런 자료를 통해 역사를 공부한 나같은 사람에게는 비록 소설이라도 ‘태백산맥’은 이영훈 교수의 비판(저서)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서울대 이영훈 교수의 저서는 ‘반일종족주의’이다. 역사소설 작가는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올바른 역사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역사 왜곡 드라마의 경우 ‘조선구마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역사대로 쓰면 그것은 역사이지 소설이 될 수 없다는 의문이 하나 생긴다. 따라서 역사소설은 역사를 오로지 배경으로만 깔고 상상력을 동원하여 소설화 하는 것이다. 상상력은 소설(픽션)을 역사(논픽션) 안으로 끌고 들어와 두 개의 파트 즉 픽션과 논픽선을 융합시키는 작업이다.

 

 

이 부분이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자유가 연결되는 곳이다. 이 작업에서 작가의 역량이 드러나게 된다. 역사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다만 여기에 동원되는 창작의 자유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야 하며 이런 작업은 합리적인 의심에서 역사에 없는 사건을 창작이라는 괭이로 파낸다. 분명히 이런 사건은 역사에 있었을 것인데 없다는 정도로 말이다. 나의 작품에 ‘봉이 김선달’이 있다. 30년 전에 전국 4개 신문에 연재로 발표한 작품이다. 김선달은 실존 인물이지만 대동강 물을 막연하게 팔아 먹는다는 것만 알려져 있지 그 사람이 정말 무슨 일이 했는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진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김선달이 생존했을 때 조선왕조의 조정은 당쟁과 관리의 부패가 극심했던 시기다.

 

 

이때 김선달이 나타나 부패된 관료 사회에서 백성이 살아가는 지혜를 제시해 준 것이다. 역사의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 역사 소설가의 책무이다. 따라서 역사소설(드라마)은 역사 지식이 없이 아무나 쓸 수 있는 장르가 아니다. 봉이 김선달이라고 하면 지금도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사기꾼의 대명사로 알려진 것이 바로 역사의 왜곡이다. 이것은 김선달에 대한 충분한 인물 연구가 부족한 탓이라고 본다. 나는 상상력을 통해 대동강 물을 무슨 이유로? 왜? 어떻게? 팔았는지 상상력으로 자세히 묘사했다. 다만 역사소설의 상상력은 공상과학 소설처럼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읽어봐도 사실(역사)로 인정할 수 있도록 매우 합리적이어야 한다.

 

 

나의 소설 ‘봉이 김선달’은 양산신문, 울산광역일보. 구미일보 등에 연재되었다. 나는 지금 ‘훈 제국의 위대한 아틸라’를 집필중이다. 훈족에 대해서만 공부하는데 무려 일년이 걸렸다. 역사에서는 늘 권력이 사건을 만들어 낸다. 권력에는 갈등이 있고 갈등은 싸움(전쟁)을 만들어 낸다. 그러다 보니 역사소설가에게는 필연적인 임무가 한 가지 더 추가돤다. 싸우는 법 즉 병법에 대한 공부다. 인간의 삶도 기업경영도 전쟁이다. 그래서 나는 늘 이런 편에 서서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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