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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칼럼

[방석영 칼럼] 君子(군자)와 소인배

 

공맹지도(孔孟之道)인 유교(儒敎)의 궁극은 소인배의 삶을 청산하고, 군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군자란 무엇이고 소인배란 무엇인가? 유학의 여러 가르침들 중에는 ‘君子(군자) 喩於義(유어의) 小人(소인) 喩於利(유어리)’ 즉,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구절이 있다. ‘君子坦蕩蕩(군자탄탕탕) 小人長戚戚(소인장척척)’ 즉, 군자의 마음은 평온하고 넓으며 광대한 반면, 소인배는 항상 근심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 가르침도 있다.

 

대학, 논어, 맹자와 함께 사서의 하나로 꼽히는 중용에는 군자의 특징에 대한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온다. ‘君子素其位而行(군자소기위이행), 不願乎其外(불원호기외)’ 즉, 군자는 처한 곳에 따라 행할 뿐, 그 밖의 다른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가르침이다. 추운 겨울 스키장에서는 스키를 즐길 뿐, 더운 여름의 바닷가를 그리워하는 법이 없고, 여름의 해수욕장에서 한 겨울 스키장을 그리워하는 법 없이, 오직 지금 여기 처한 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가장 실존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군자라는 의미의 가르침이다.

 

이와 관련, 중용은 ‘素富貴(소부귀) 行乎富貴(행호부귀), 素貧賤(소빈천) 行乎貧賤(행호빈천), 素夷狄(소이적) 行乎夷狄(행호이적), 素患難(소환난) 行乎患難(행호환난). 君子無入而不自得焉(군자무입이부자득언)’ 즉, 부귀할 땐 부귀한대로 행하고, 빈천할 땐 빈천한대로 행하며, 오랑캐 땅에 처해선 오랑캐 땅에 처한 대로 행하며, 환난에 처해선 환난에 처한 대로 행하니, 군자는 어떠한 상황에 처해도 스스로 얻지 못함이 없다면서, 언제 어느 곳에서나 절대 긍정의 삶을 누리면서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삶이 곧 군자의 삶에 다름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이 밖에도 중용은 ‘正己而不求於人(정기이불구어인) 則無怨(즉무원). 上不怨天(상불원천) 下不尤人(하불우인). 故(고) 君子居易以俟命(군자거이이사명), 小人行險以徼幸(소인행험이요행)’ 즉, 자신을 바르게 할 뿐, 남에게 바라는 바가 없으니 원망 하거나 원망 받을 일이 없고,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아래로는 사람들을 탓할 일이 없는 까닭에, 군자는 천명을 기다림으로써 마음 편안히 생활하고 소인배는 요행을 바람으로써 위험한 짓을 하게 된다고 설파하고 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군자로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있는가? 아니면 소인배로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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